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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한인 소식

제4회 적도문학상 학생 및 청소년부 수필부문 데위 / 최우수상 : 아세안대사상

1,149 2020.07.24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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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적도문학상 학생 및 청소년부 수필부문 데위 / 최우수상 : 아세안대사상


언어의 온도 / 데위 (Dewy) 


  2019년 햇빛이 쨍쨍한 어느 날, 아는 한국 선생님께서 나에게 봉사지원을 알려주셨다. 그때는 반둥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에서 하는 봉사라서 통역사가 필요하다고 말씀해 주셨다. 나는 통역 경험이 많지만, 학교에서 봉사하는 것이 처음이어서 조금 두려웠다. 그래도 선생님께서 나를 믿어 주시고 할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셔서 결국에 용기를 냈다. 이번 봉사활동은 세종특별자치시 지원봉사센터의 지원한 분들과 1주일 동안 같이 했다.


  이번 봉사활동에 통역사 4명으로 4팀을 나눠져 있고 나는 스타킹 게임과 댄스팀에서 통역을 했었다. 봉사활동 당시에 8월쯤이라서 날씨가 너무 더웠다. 마을이라서 그런지 교실에 선풍기가 없어서 낮이 되면 점점 뜨거워지는 그런 날에 아이들도 점점 시끄러워지고 얌전하게 만들 수가 없어서 큰 소리로 말해야 했다. 팀마다 네 개 교실로 하루에 들어가야 되어서 첫날에 엄청 힘들었다. 첫날 마지막 교실 끝난 뒤, 나무 아래 주저앉아서 정신을 좀 차리려고 찬 물을 마셨다. 그때는 같은 팀 선생님이 나에게 다가오시고 등을 토닥토닥하시면서 


“수고하셨어요 선생님”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때는 정말 힘들었지만 힘든 얼굴을 보여주면 안 된다고 생각이 있어서 말로 대답하는 대신에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그 말은 내 마음이 위로되면서 마음과 몸이 점점 편해진다. 힘든 일이 끝난 뒤 그런 말을 들었더니 이상하게 그 힘듦이 사라지는 느낌을 느꼈다. 한국어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말을 많이 들어봤지만 선생님이 하셨던 말이 가장 따뜻한 것 같고 진심을 와 닿는 느낌을 느꼈다. 그리고 선생님이 나에게 ‘수고했다’라는 말이 인도네시아어로 어떻게 되었는지 질문을 하셨는데 그 질문을 받을 때 정말 당황스러웠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한국어를 공부하는 동안 “수고했다” 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지만 인도네시아어로는 어떻게 되는지 오직 잘 모르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도 교수님들께 자주 들은 말인데 막상 인도네시아어로 통역이나 번역을 해야 하니까 어떤 표현으로 대답하는지도 모르겠다. 이래서 내가 한국어를 공부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한국어 자체가 단어 수가 많고 단어 착용도 디테일하기 때문이다. 


  보통 친구들에게나 인도네시아 교수님께 물어보면 “수고했다”가 무엇인지 “Good work, Good job” 이라고 답하는데 그것은 인도네시아어가 아니라고 생각이 들어서 지금까지 맞는 표현을 아직 찾고 있다. 그 선생님의 질문을 대답하기 위해 나는 그냥 “인도네시아어에 그런 표현이 딱히 없는 것 같아요.” 라고 했다. 막상 대답해보니 문득 떠오르는 질문은 “그나저나 인도네시아어에 왜 이런 따뜻한 말이 없을까?” “있으면 좋겠는데” 그런 생각이었다. 


  그 날 계속해서 “수고했다.”라는 말로 내 머리와 가슴은 꽉 찼다. 어떤 면에서는 이 “수고했다.”는 말을 들을 때 인정을 받는 느낌이 느끼고 내가 어떤 일이 해낼 때, 어려운 일이 생기고 나서 해결할 때 그런 말을 들으면 굉장히 위로해 주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한국 사람에게는 표현이 되게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도네시아 말로 하면 “Sudah kerja keras.”인데, 따뜻한 위로의 마음이 조금은 부족한 느낌이다. 


  한국 사람들은 “수고했어요.”하거나 “애썼어요.”라고도 말할 때 등이나 어깨를 가볍게 토닥토닥한다. 그 때 느끼는 것은 ‘아, 말에 이 분의 체온이 묻어 있구나.’하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사람에 비해서 그런 차이를 느꼈다. 인도네시아 사람은 표현말이 조금 무뚝뚝한 느낌이 들고 단어가 적다. 예를 들면 통역을 끝날 때 인도네시아 사람에게 듣는 말은 “Terimakasih(감사합니다).”나 “Capek ya?(힘들지요?)” 그런 말이고 한국 사람들에게 듣는 말은 “수고했어요.” 또는 “애썼어요.” 이런 말이다. 받는 느낌이 조금 달랐다 . 이 “수고했다.”라는 말은 ‘감사하다’는 마음도 느낄 수 있고 ‘힘내라’ 등 여러 의미도 느낄 수 있는 그런 표현의 말이다. 하나의 말에 그 사람의 따뜻한 체온을 느낄 수 있는 한국말이 참 좋다. 단어 하나로 듣는 사람들이 다르게 받아 주기 때문에 “수고했다” 라고 하면 기쁜 느낌을 느낀 사람도 있고 약간 짜증난 느낌을 느낀 사람도 있다. 같은 말이지만 상황에 따라 말하는 사람의 표현에 따라 온도가 다르다. 


  나는 계속해서 “수고했다.”와 같이 체온이 담긴 인도네시아어 표현을 찾기 위해 많이 생각도 하고, 여기저기 물어보고 다녀야 한다. 나한테는 우리 인도네시아말의 표현에도 다른 사람에게 힘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크다. 따뜻한 말을 찾아 쓰면서 사람 마음을 잡는 것이 어렵지는 않아도 꽤 쉬운 일도 아니다.




<수상소감>

  UPI에서 한국어를 전공하고 있는 데위(Dewy) 입니다. 우선 ‘언어의 온도’를 통해 상을 받게 되어서 너무 영광스럽고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처음에는 시를 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문득 지금까지 한국어를 공부한지 4년이 되는데 시만 쓰면 다른 분야에서 전문을 할 수 없다고 생각을 들어서 수필에 도전해 보았습니다. 글을 자주 쓰지만 이렇게 공모하는데 긴 글을 한국어로 쓰는 것이 조금 두려웠습니다. 4년이란 기간 안에 교수님들로부터 제 글을 지도 받기도 하고, 인도네시아에 방문한 한국인 팀을 위해 봉사활동을 자주 하면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깊이 생각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그런 경험을 글로 표현하여 제출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뜻 깊은 기회를 주신 한국문인협회 관련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의 글이 부족한 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상까지 받을 줄 몰라서 지금까지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 ‘언어의 온도’ 제목으로 쓴 이번 수필 작품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면서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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