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대한 후들거림 나는 싸움을 못한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뒷자리 앉은 녀석과 싸움이 붙었는데, 일방적으로 맞고 끝났다. 싸우기도 전에 다리가 후들거리고 녀석이 보이지도 않아 싸울 수가 없었다. 발표 울렁증도 있어서 수업시간에 돌아가면서 읽기라도 할라치면, 순서가 오기도 전에 심장이 쿵쾅거리고 얼굴이 달아오르고 나도 모르게 내 두 다리는 달달거리고 있었다. 남 앞에 서는 것이 너무도 두려웠다. 세상을 살아가는 게 힘들겠다는 생각을 어린 나이에 깨달아 버렸다.
얼마 전에 취침 기도를 하려다가 이런 생각을 하니, 아마 약육강식의 동물 세계였다면 나는 어린 나이에 이미 죽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갑이 순환하기까지, 후들거리는 나를 지탱시켜 준 것은 내적인 주절거림 덕분이다. 세상에 대한 후들거림을 극복하려는 주절거림은 내 시가 되었다. 탁한 부유물이 씻겨 나가면 새 물이 솟아나듯, 주절거림 속에서 정제된 시어들을 통해 나를 순화시켜 왔다. 그리고 거대한 세상 앞에서 나처럼 후들거리는 이들에 대한 연민은 내 시의 방향이 되었다. 나는 내 시가 후들거리는 이들을 대신해서 공감하는 말을 눈물처럼 흘려보내길 바란다.
참으로 많이 부족한 작품을 눈 여겨 보아주신 심사위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인도네시아에서 작품활동을 하시는 분들을 만나 눈이라도 마주치고 싶었다. 작품을 제출해 보라고 떠밀어 주신 반둥의 엄정호 전 회장님, 함께 기뻐해 주신 아름다운 교우들과 UPI 가족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끝으로 “오, 그 정도였어?”하고 처음으로 내 시를 인정해 준 아내에게 고마움의 포옹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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