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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한인 소식

제 2회 적도문학상- 시 부문 최우수상(주인니한국대사상) 수상작

2,640 2018.04.30 23:55

본문

시 부문 최우수상(주인니한국대사상) 수상작

이 희 재

1. 밀대 질

빗자루로 

정성을 다해

먼지를 쓸어 담는다.


윙 윙 

한국의 청소기를 생각하면서


온갖 쓰레기를

봉지에 한데 합쳐서

대문에 폼 나게 건다.


단정히 정돈된

한국의 분리 수거 대를 떠올리며


꾸덕꾸덕 말려진 밀대에

물을 발라 

집안 곳곳을 행진한다.


걸레로 

방 여기저기를 훔쳐내시던

고향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새까매진 밀대를

수도 가에서

척척 물로 빤다.


내일부터는

꼭 쁨반뚜를 써야지 

다짐하면서……

* 쁨반뚜: 인도네시아 가사도우미


2. 바람소리

바람이

나 여기 있어 하고

소리를 낸다.


나무 뒤에도 숨었다가


숨을 곳이 없는지

내 마음 속에 들어와 숨는다.


때로는 따스한 바람이 되어

차가워진 마음을 녹이고


때로는 살랑살랑 꽃 바람이 되어

웃음 꽃을 뿌리고 가고


때로는 후두둑 비바람이 되어

마음을 깨끗이 씻어준다.


내 마음의 묵은 때를

말끔히 씻어주는 고마운 바람


오늘도 

소리를 내면서 

친구하자고 손짓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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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상 /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상

수상 소감 - 이희재

인도네시아 발리에 정착하게 된지 일년을 향해 가는 즈음에 삶의 활력이 되는 좋은 선물을 받게 되어 참 감사합니다. 신의 나라라고 하는 발리. 익숙한 고향을 떠나 생소한 힌두문화의 삶 속에서 살아가려고 할 때, 때로는 고향 생각과 허전함을 느낄 때가 있었습니다. 또는 아름다운 자연에 취해서 감동과 낭만을 누리기도 하고 말이지요. 

이런 저런 사소한 생각과 감상을 메모해 두었던 글들이 시가 되어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게 되어 뜻밖이지만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 시들이 비슷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한인들에게 공감과 감동이 되고 활력이 될 수 있다면 제겐 또 하나의 큰 삶의 즐거움이 되겠지요. 이렇게 자리를 만들어주신 수고해주신 한국문협 인도네시아지부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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