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회 물따뚤리 문화탐방315회 한*인니문화연구원 문화탐방 후기
물따뚤리 박물관과 식민시대 인도네시아인들의 저항
(반뜬주 르박군 랑카스비뚱 소재)
엄은희(지리학 박사,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지난 2월 11일(일) 이른 아침 자카르타를 떠나 반뜬주 르박군(kabupaten Lebak, Provinci Batennci)의 군청소재지 랑카스비뚱으로 향했다. 9명의 조촐한 우리 일행은 한*인니문화원이 기획한 315차 문화탐방을 가는 길이었고, 주요 일정은 ‘물따뚤리 박물관(Museum Multatuli)’ 개소식 참석 및 소설 <막스 하벨라르 Max Havelaar>에 등장하는 장소와 관련 인물들의 흔적을 찾아보는 것이었다.
<막스 하벨라르>는 네덜란드 작가 에두아르드 도우스 데케르(Eduard Douwes Dekker)가 1860년 발간한 소설의 제목이자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이다. 박물관의 이름이 된 ‘물따뚤리’는 데케르의 필명이다. 언뜻 바하사 인도네시아처럼 들리지만, 물따뚤리는 라틴어로 “너무 많은 고통을 받았다”란 뜻을 지닌다. 소설 속의 막스 하벨라르는 네덜란드 식민정부의 관료였는데, 여러 측면에서 작가 자신과 삶의 궤적이 겹친다. 다시 말해, 소설 속의 막스 하벨라르와 소설의 저자(필명)인 물따뚤리와 19세기 중반 르박 군의 식민관료였던 데케르는 같은 사람의 여러 자아들이라 할 수 있겠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1800년대 중반은 네덜란드 동인도회사(VOC)의 파산(1799년) 후 네덜란드 정부의 의한 식민지 직접통치가 이루어 시작되었던 시기이다. 네덜란드 정부는 식민지 경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농민들에게 현금화할 수 있는 커피와 설탕 재배면적을 강제로 할당하는 제도를 만들었다. 또한 식민 대리인(주로 현지인 군수)들을 내세워 세금과 현물을 징수하게 만들었는데, 대부분의 식민지 역사에서와 마찬가지로 폭력적 방식이 자주 동원되었다. 현지인들의 식량인 쌀 대신 강요된 상품작물을 생산하느라 자바와 수마트라 섬에서는 기아에 허덕이다 죽거나 농촌을 탈출하는 주민들이 속출했었다.
소설은 당신 반뜬주 르박 지역에서 자바인들에게 행해진 폭력적 착취를 상세히 묘사함으로써, 본국 정부와 유럽 시민들로 하여금 스스로 누리는 풍요가 식민지의 아시아인들의 고통을 전제로 한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만들었다. 이 소설의 영향으로 네덜란드의 식민정책은 현지인에게 교육과 문화를 제공하는 ‘윤리적 전환’이 이루어졌으며, 이러한 교육개혁을 바탕으로 인도네시아의 민족주의가 싹틀 수 있었다. 인도네시아를 대표했던 문인 쁘라무디야(Pramoedya Ananta Toer)가 이 소설을 일컬어 “식민주의에 종지부를 찍은 책”이라 불렀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진> 여러 언어로 번역된 소설 "막스 하벨라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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