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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한인 소식

가을날의 사색 - 문인협회 수필산책 4

2,838 2017.11.20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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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의 사색 - 문인협회 수필산책 4

♣ 문협 수필산책

가을 정취를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 미소가 절로 나지만 한편으로는 파랗고 튼튼했던 나무에 이파리와 줄기가 땅으로 되돌아가고 있구나, 그렇게 쓸쓸해지는 마음도 숨길 수가 없다.

그랬구나! 저 황금빛 벌판의 황홀함은 자신의 할 일을 다 마친 이파리들과 줄기들이 스스로 자신을 죽이는 빛깔이라는 것을…… <본문 중에서>


가을 날의 사색

서 미 숙 / 수필가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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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삶에선 직접 가을을 느낄 수는 없어도 해마다 이맘때면 우리는 인생에서 내려놓고 버려야 하는 실체를 자연이주는 가을의 절경 속에서 깨달음을 얻는다. 마음이 정화되면서도 다소 심적 혼란을 느끼는 정서적 가을을 겪는다고 할까. 때마침 TV에서는 우리나라 국립공원이 뽑은 가을 단풍 길 25선을 소개하는 화면이 나오고 있다. 마치 이곳으로 가을이 옮겨온 것 같은 황홀한 감상에 젖는다. 온 가족이 함께 걸으면서 형형색색 오색찬란한 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단풍 길로 가득 채워진 우리나라의 가을 풍경은 너무나 아름답다. 짙고 푸르고 때로는 비취 빛 바다와 어우러진 녹색 소나무 숲과 한 무더기 휘날리는 억새들과 울긋불긋 단풍으로 펼쳐진 나락 밭의 풍경은 절정의 가을정취를 이루고 있다. 남해의 가을 풍경을 소개하는 프로였는데 바다와 계곡으로 펼쳐지는 오색 빛 황금 들녘은 그야말로 인간의 삶과 자연이 조화를 이룬 환상, 그 자체였다. 

영상으로 펼쳐지는 가을풍경을 바라보면서 우리 삶에도 저렇게 아름다운 가을을 맞이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에 잠겨본다. 가을이 주는 붉고 노랗게 물든 단풍에 도취되어 우리 삶의 모습을 반추해 보며 깊은 사색에 몰입하게 되는 것 같다. 가을 정취를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 미소가 절로 나지만 한편으로는 파랗고 튼튼했던 나무에 이파리와 줄기가 땅으로 되돌아가고 있구나, 그렇게 쓸쓸해지는 마음도 숨길 수가 없다. 그랬구나. 저 황금빛 벌판의 황홀함은 자신의 할 일을 다 마친 이파리들과 줄기들이 스스로 자신을 죽이는 빛깔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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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한 순간까지도 잘 영근 씨앗과 꽃을 위해 전부 쏟아내는 그 처절한 빛, 바로 그 빛깔이었다. 물러설 때를 알고 있는, 아무 미련 없이 제 갈 길을 가는 그 빛이기에 더욱 아름답다는 생각을 왜 미처 하지 못했을까? 다시 태어날 씨앗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내려놓는 가을들녘의 아름다움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겸손해야 할 인생의 가을 문턱을 떠올리게 한다. 

문턱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니 갑자기 지난해 가을 어느 날, 한국에서 한옥마을을 체험하러 갔던 기억이 난다. 엷은 창호지에 스미어 들어오는 투명한 햇살을 받으며 전통 한옥의 이방, 저 방을 둘러보는데 탐방 객들은 나오다가 여기저기서 문틀에 이마를 부딪쳤다. 키가 작은 나도 번번이 이마를 찧게 되었다. 한옥의 문들은 아무리 보아도 너무 작고 낮았다. 그래서일까, 안내원은 계속해서 방으로 들어갈 때는 ‘고개를 좀 더 숙여주세요.’ 라고 거듭 주의를 주었다. 당연히 머리를 더 숙이라는 의미였지만 어느 순간 안내원의 말은 내게 전혀 다르게 전해져 왔다. 단지 머리만을 숙이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마음마저 다소곳이 숙여야 한다는 옛 어른들의 가르침이 내게 귀를 열어주는 듯 했다. 반드시 고개를 숙여야만 들어갈 수 있는 안채의 커다란 방은 집안의 최고 어른이 기거하는 곳이다. 

어른 앞으로 갈 때는 자세를 낮추고 마음마저 가다듬으라고 그렇게 문설주에다 낮은 문을 달아놓은 것은 아니었을까? 그런 반면, 사랑채의 문은 머리를 숙이지 않아도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높고 컸다. 사랑채는 가족보다 손님이 더 많이 드나드는 곳이다. 내 집을 찾는 귀한 손님들에게 방으로 들어서면서 고개를 숙이게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나는 좀더 열린 마음으로 한옥의 구조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옛사람들은 집을 단지 사람이 사는 터전이라고만 생각한 것이 아니라 삶의 순리를 깨우치게 하는 성찰의 대상으로 삼았던 것 같다. 우리보다 저만치 앞서 살면서도 삶의 진리를 보다 먼저 터득했던 사람들, 그 깨달음으로 집을 짓고 타인의 삶마저 일깨우고자 했던 선인들의 가르침이 이 가을날 조용히 마음속 깊이 전해져 온다. 

가을들녘에 다 익은 보리가 저절로 고개를 숙이듯이 우리가 살아가면서 사람들과 만남의 문을 열 때도 겸손한 마음으로 고개를 숙여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것 같다. 어느 누구에게나 떠날 준비를 해야 하는 인생의 가을은 찾아온다. 삶이라는 주체는 언젠가 인생의 밑동에 낫을 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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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밑동에 낫이 다가오기 전에 우리 삶에도 해야 할 일은 반드시 있을 것이다. 한번 살고 가는 인생이기에 잘 영근 씨앗 하나는 결실을 맺고 가야 한다는 그런 찰나적인 생각을 해보았다.

우리의 삶 속에서 조금 더 행복해지기 위해 버려야 할 습관을 10가지로 정리해서 소개한 허핑턴포스트(THE HUFFINGTON POST)지에 실린 글을 소개해 본다. 역시 가을은 사색의 계절인가보다.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 버려야 할 습관 중 첫 번째는 삶의 기본가치를 잊는 것이다. 직함이나 통장의 잔고가 사람의 가치를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 직함이란 그 사람이 맡은 역할에 불과하며 그럴듯한 타이틀이나 높은 숫자가 아니어도 온전히 자신, 그 자체로 멋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두 번째 습관은 남과의 비교다. 사람들은 때때로 자기가 가지고 있는 소중함은 잊은 채 남의 것을 한없이 부러워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다양성으로 가득하며 이것은 곧 세상을 사는 보람이기도 하다. 자기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 세 번째는 자신의 마음을 무시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자신에게 충실한 삶보다 남의 기대감에 맞춘 삶을 산다. 그러나 바로 자기 자신이 스스로의 인생에 가장 믿을만한 가이드임을 기억하자. 마음이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자신만의 느낌을 소중히 하자. 

행복해지기 위해 버려 할 습관 중 네 번째는 자존심이다. 자존심은 바로 사회에 내보이는 가면이자 자기 자신에 대한 상상이다. 또한 자존심은 삶의 역경이나 타인의 의견에 쉽게 멍들곤 하는 연약한 마음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존심이 아닌 자신감임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다섯 번째는 지금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다. 지금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은 사람도 그저 편하다는 이유로 모험을 피하고 꿈을 버리는 경우가 많다. 꿈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면 그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희망을 잃지 말자. 여섯 번째는 너무나 많은 생각이다. 한 시간 후, 혹은 내일, 혹은 다음 주의 걱정거리로 머리가 꽉 차 있다면 심호흡과 함께 이 순간을 느낄 수 있도록 집중하자. 일곱 번째로 행복해지기 위하여 버려야 할 습관은 증오와 분노다. 억울함 때문에 용서하지 못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감정의 포로로 삼는 나쁜 습관이다. 

여덟 번째는 언제나 바쁜 것이다. 삶이 너무 바빠졌다고 느낀다면 한번쯤 속도를 늦추고 재점검에 들어가자. 자신의 영혼을 재충전하고 스스로를 밝게 하는 노력에 시간을 투자하자. 아홉 번째 행복해지기 위해 버려야 할 습관은 부정적인 해석이다. 특히 사람과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은 스스로 부정적인 현재에서 탈출할 수 없다. 긍정적인 사고로 모든 것을 대하면 긍정적인 결과를 얻는데 반드시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열 번째 행복해지기 위해 버려야 할 습관은 고정관념이다. 인간이 사회화 되면서 습득한 성공의 의미, 성취의 의미, 자신의 생각에 대한 고정관념은 쉽게 떨치기 어렵다. 그러니 고정관념대로 행동해야 한다는 강박은 떨쳐버리고 앞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그래야 자기 자신을 자유롭게 만들고 행복하다는 감정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하루하루 행복해지기 위한 좋은 습관을 가지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아름다운 가을에 우리 모두 행복을 누릴 자유를 마음껏 만끽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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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갈수록 가을이 주는 풍경을 바라보며 낙엽을 보는 시각이 달라진다. 푸르른 색을 미련도 없이 벗어 던지고 땅 위로 내려지는 그 모습은 우리인생도 그렇게 마음을 비우고 한 잎 두 잎 아름다운 모습으로 떨어지고 비워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한다. 그러나 나뭇잎들은 떨어짐으로 해서 새로운 것을 탄생시킬 것이다. 우리의 인생도 한번 지는 게 끝이 아니라는 의미와도 같다고나 할까? 제 몸이 말라 오그라져서 아름다운 색깔로 사람의 시각과 감정에 이로운 정서를 담아주는 낙엽처럼 우리도 한 인생을 살다 가면서 남은 누군가를 위하여 작은 무엇 하나라도 보람 있는 삶이 되었으면 좋겠다. 언젠가는 다가올 멋지고 아름다운 인생의 가을을 위하여 매일매일 건강하고 유익한 삶으로 꽃피울 수 있도록 오늘도 최선을 다해 내 삶을 사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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