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독재' 수하르토의 전 사위…쿠데타 혐의로 불명예 제대 후 망명하기도
2014·2019 대선서 조코위에 패배…조코위 장남 러닝메이트 삼아 3번째 도전
▲ 프라보워 수비안토
지난 10일(현지시간) 자카르타 중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주 경기장에서 열린 프라보워 수비안토 후보의 대선 유세 현장에서 프라보워가 유세차에 탄 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14일(현지시간) 치러진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되는 프라보워 수비안토(72)는 유명한 엘리트 가문 출신이다.
그의 할아버지는 인도네시아 은행(BNI)의 설립자이자 정부 최고 자문회의 초대 위원장을 지냈다. 경제학자인 그의 아버지는 인도네시아 초대 대통령인 수카르노 정권에서 경제부 장관 등 여러 장관직을 역임했다.
1951년 수도 자카르타에서 태어난 프라보워는 어린 시절을 영국 런던 등 해외 여러 곳에서 보냈다. 덕분에 영어와 프랑스어, 네덜란드어 등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 권유에 따라 육군사관학교를 나와 군인이 됐고, 1998년 육군 중장으로 불명예 제대하기 전까지 28년 동안 복무했다. 특수부대 사령관 등 요직을 거쳤다.
그는 육군 특수부대에서 근무하면서 1976년 인도네시아령이던 동티모르로 파견돼 분리 독립 운동을 강경 진압했다. 이 일로 당시 수하르토 대통령의 눈에 들었고, 1983년 그의 딸과 결혼했다.
그는 인도네시아를 32년간 철권 통치한 수하르토의 사위로서 군 요직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파푸아와 동티모르 등에서 반정부 세력을 강경 진압하고, 민주화 운동가들을 납치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특히 동티모르에서 강경 진압에 나선 일로 2022년까지 미국 입국이 제한됐다가 최근에야 풀리기도 했다.
1998년 수하르토가 물러났고, 프라보워는 쿠데타를 시도한 혐의로 불명예 제대하게 된다. 이쯤 아내와도 이혼했고, 해외로 망명을 떠났다.
2001년 귀국한 프라보워는 펄프 회사를 설립했고, 팜유와 석탄, 가스, 광업 등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인도네시아 부패방지위원회(KPK)의 공직자 재산 보고서에 따르면 그의 재산은 2조4천400억루피아(약 2천96억원)에 달한다.
사업이 안정화되자 그는 정치에 투신했고, 2008년 그린드라당을 창당했다. 2009년 수카르노 대통령의 딸이자 전 대통령이던 메가와티 수카르노 푸트리의 러닝메이트로 대선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이후 2014년과 2019년 그린드라당 후보로 대선에 나섰지만 조코 위도도 현 대통령에 밀려 낙선했다.
▲ 프라보워 수비안토
(보고르 AFP=연합뉴스) 14일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보고르의 한 투표장에서 투표를 마친 기호2번 프라보워 수비안토 후보가 중복투표 방지용 잉크가 묻은 두 손가락을 펼치고 있다. 2024.2.14. photo@yna.co.kr
하지만 2019년 조코위 대통령은 '정적'이자 야당 대표인 프라보워를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또 이번 선거를 앞두고는 자기 장남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를 프라보워의 러닝메이트로 만들었고, 프라보워와 기브란을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프라보워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낙선 시 정계 은퇴하고 당선 시에는 조코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을 계승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조코위 대통령 지지표와 함께 동정표가 쏟아지면서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가 공약에서 조코위 대통령의 경제·외교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말한 점을 고려하면, 그가 이끄는 정부 기조도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정책이 수도 이전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가라앉고 있는 자카르타를 대신해 칼리만탄섬으로 수도를 옮기겠다고 공언한 뒤 '신수도 누산타라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프라보워 역시 이 계획을 이어받아 연속성 있게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조코위 대통령의 니켈 등 원광 수출금지 정책 역시 그대로 이어가며 오히려 품목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블룸버그는 프라보워가 기업 친화적 정책을 펼치면서 중국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한 조코위 정책 기조를 이어받고, 대외 정책에서도 미국과 중국 사이 중립적인 외교 노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한국과는 악연이 있어 향후 양국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그는 2019년 국방부 장관에 오르자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한국과 진행하던 KF-21 전투기 공동 개발 사업 분담금 지급을 중단했고, 지금까지도 제대로 내지 않아 약 1조원을 연체 중이다.
한국 측에는 예산 부족 핑계를 댔지만 2022년 2월 프랑스와 라팔 전투기 42대를 구매하기로 했으며 최근에는 중고 미라주 2000-5 전투기 12대 구입을 추진하기도 했다.
▲ 문재인 전 대통령과 프라보워
2021년 4월 9일 한국을 방문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고정익동에서 열린 한국형 전투기(KF-X) 시제기 출고식에 참석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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