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락시온 해열제 먹고 급성신부전증 일으켜…기존 경고 목록에 없던 제품
인니 정부, 해당 해열제 생산·유통 중단…지난해만 200명 넘게 사망
인도네시아 액체·시럽 형태 약품 판매 중단
▲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만 200명이 넘는 어린이의 목숨을 앗아간 불량 시럽 의심 사례가 올해 다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데틱 뉴스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식품의약청(BPOM)은 프락시온(Praxion) 브랜드의 해열제 시럽을 먹은 1세 영아가 급성신부전증으로 사망했으며 7세 어린이가 급성신부전증 증상으로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과 해당 해열제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며 안전하다는 결과가 나올 때까진 생산과 유통을 일시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BPOM에 따르면 사망한 아이는 1세로 지난달 25일 약국에서 프락시온 해열제를 구매해 복용했다. 이후 아이는 소변을 볼 수 없었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지난 1일 사망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어린이가 시럽 제품을 복용한 뒤 급성 신장질환 증상으로 사망한 것은 올해 들어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해에는 시럽 형태의 의약품을 복용한 뒤 급성 신장질환으로 200명이 넘는 아동이 사망했다.
당시 인도네시아 당국 조사 결과 피해 아동들이 복용한 시럽에서 에틸렌글리콜과 다이에틸렌글리콜이 허용치 이상으로 검출됐다. 두 원료는 부동액이나 브레이크 오일 등 산업용으로 주로 쓰이지만, 가격이 싸 일부 국가에서는 기침 시럽의 용매인 글리세린 대용으로 사용된다.
이와 관련해 세계보건기구(WHO)는 인도네시아산 시럽 제품인 테르모렉스 시럽과 플루린 DMP 시럽, 유니베비 기침 시럽 등 8개 제품에서 에틸렌글리콜과 다이에틸렌글리콜이 과다 함유돼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급성 신장질환 사건의 원인으로 의심받는 프락시온은 WHO의 경고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인도네시아 당국은 "의사 처방 없이 혼자서 시럽 제품을 사서 복용하지 말라"며 "현재 보건소 등에서는 시럽 대신 가루약을 사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WHO에 따르면 유해 성분이 든 기침용 시럽 약품을 먹고 급성 신장 질환을 일으킨 사례는 인도네시아 등 7개국에서 보고됐으며 사망 아동 규모는 300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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