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오른쪽) 전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이 28일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이완 불르 인도네시아축구협회장으로부터 등번호와 이름이 새겨진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받고 있다. 보고르=고찬유 특파원
신태용(49) 전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이 28일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정식 취임했다. 신 감독은 내년 1월 6일부터 4년간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과 23세 이하(U-23), 20세 이하(U-20) 대표팀의 사령탑을 맡게 된다. 인도네시아 축구의 ‘총감독’인 셈이다.
신 감독은 이날 오후 수도 자카르타 남쪽 도시 보고르에 위치한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이완 불르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 회장과 인도네시아 축구 대표팀 감독 계약서에 서명했다. 신 감독이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으로 유력하다는 한국일보 단독 보도(16일자 25면) 이후 13일만이다. 신 감독은 “(감독직) 제안을 받고 인도네시아 경기를 챙겨 봤다”라며 “인도네시아 A대표팀이 최근 5연패 했지만 희망을 봤기 때문에 인도네시아에 오는 걸 수락했다, 인도네시아 국민들도 희망을 잃지 말고 더 응원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신태용(오른쪽) 전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이 이완 불르 인도네시아축구협회장과 함께 28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인도네시아 축구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하는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보고르=고찬유 특파원
신 감독은 “1994년부터 인도네시아에 경기를 위해 자주 왔고 그때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친절하고 편하다고 느꼈다”라며 “특히 2015년 자카르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와의 경기에서 대한민국이 이겼지만 인도네시아도 상당히 좋은 경기를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가 170위에 불과하지만 이제부터 한걸음 한걸음 위로 전진해 나갈 것이고, 저도 인도네시아 축구의 부활을 위해 2020년 1월부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신 감독은 특히 “개인 기술은 나쁘지 않은데, 후반 20분이 지나면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인도네시아 축구) 문제의 해법을 찾겠다. 체력이 강해져야 집중력과 승부 근성이 강해지고, 이런 게 묶어지면 팀은 전체적으로 강해진다”라며 “너무 급하지 않게 어린 선수들부터 만지면서, 하나하나 바꿔가면서 쉽게 무너지지 않은 팀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신태용(오른쪽) 전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이 28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2020년부터 4년간 인도네시아 축구 대표팀 감독직을 맡는 계약을 마친 뒤 기자회견하고 있다. 보고르=고찬유 특파원
그는 현지 기자들의 질문에 “모든 대회의 목표는 우승”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 감독은 “한국이 (2018러시아월드컵에서) 독일을 이긴 것은 6개월 전부터 독일 감독, 선수, 언론의 일거수일투족을 챙기고, 독일 대표팀 경기 영상 40편을 분석하고, 현지에 날아가 직접 눈으로 분석하는 등 철저한 분석이 있어서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아직 만나지 않은 선수들에게 신 감독은 특별히 희생정신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신태용(오른쪽 두 번째) 전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이 28일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계약을 맺고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정식 취임했다. 보고르=고찬유 특파원
신 감독은 박항서 베트남 국가대표팀 감독과의 친분도 소개했다. 신 감독은 “박항서 감독과 더불어 국위선양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며, 보다 좋은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진 중국과 일본 프로축구팀 대신 인도네시아를 택했다. 이날 밤 귀국하는 신 감독은 다음달 5일 코치들과 함께 다시 입국한다. 신 감독은 우선 2021년 자카르타에서 개최하는 FIFA U-20 월드컵에 집중하게 된다. 그는 “우선 예선을 통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신태용(오른쪽 두 번째) 전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과 이완 불르 인도네시아축구협회장이 28일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계약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보고르=고찬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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