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파푸아에 있는 프리포트 맥모란의 그라스버그 구리 광산 모습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전 세계 구리 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뛰는 상황에서 인도네시아가 6월부터 시행하려던 구리 정광(불순물을 제거한 구리 광석) 등의 수출 금지령 시행을 내년으로 미루기로 했다.
1일(현지시간) CNBC인도네시아 등에 따르면 전날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는 장관령을 개정해 내년부터 구리정광을 비롯해 철과 납, 아연 등의 광물 수출을 금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6월 1일부터 이들 광물 수출을 막으려 했지만 7개월 뒤로 미룬 것이다.
각종 원자재가 풍부한 인도네시아는 부가가치를 높이고 하방산업(다운스트림)을 키우겠다며 2020년 차량용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의 원광 수출을 막았다.
또 지난해에는 보크사이트 수출을 막았고, 구리, 철, 납, 아연 광물 수출도 막으려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준비하던 대규모 구리 제련소 건설이 늦어지자 올해 5월 말까지 수출 금지를 유예했고, 새로 지은 제련소 가동이 아직 정상 궤도에 진입하지 못하자 다시 올해 말까지 수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가 구리 정광 수출을 계속하기로 하면서 전 세계 제련 업계도 한시름 놓게 됐다.
최근 구리 업계에서는 파나마의 주요 구리 광산이 폐쇄되고 중국이 제련 처리 용량을 키우면서 전 세계 제련소들이 원료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2022년 기준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6위 구리 생산국으로, 전 세계 점유율은 4% 수준이다. 주로 구리 정광 형태로 수출해 전 세계 구리 제련소의 주요 원료 공급원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도네시아가 구리정광 수출을 중단했다면 구리 공급에 큰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며 이번 조치가 글로벌 제련 업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평가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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